공습이 시작되면 가장 안전한 곳은 지하대피소다. 기자가 사는 빌라에는 지하실이 없다. 주위에도 이렇다 할 큰 빌딩이 없다. 집 주위 대피장소는 국가재난정보센터 홈페이지(www.safekorea.go.kr)에서 알 수 있었다. 홈페이지 오른쪽 상단 '민방위'를 클릭한다. '시설·장비·화생방'→'비상시설' 순으로 들어가면 '비상시설 찾기' 메뉴가 나온다. 주소지를 입력하면 가장 가까운 대피 장소가 나온다. 기자의 경우 집에서 걸어서 8분 거리인 '합정역(2·6호선)'이 최적의 장소였다. 단, 지하로 대피할 때는 반드시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엘리베이터는 단전(斷電)·화재로 갇힐 위험이 있다.
비상식량도 갖고 가야 한다. 정부가 권장하는 분량은 약 30일분의 식량이다. 성인 한 명의 식사로 치면 12㎏ 쌀 한 부대다. 라면·통조림 등도 챙기면 좋다. 기자가 대형마트 인터넷 쇼핑몰에 접속해 쌀 10㎏(3만3800원), 라면 20개(1만2680원), 밀가루 2.5㎏(3400원), 깻잎 통조림 4개(7920원), 참치 6캔(8450원) 등을 주문하는데 6만6250원이 들었다. 그 이상은 필요없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상황에 따라 국가가 배급(쌀·라면·유류·부탄가스·소금)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물은 어디서 구할까. 국가재난정보센터 홈페이지는 대피시설과 함께 비상급수 시설도 알려준다. 기자의 대피장소인 합정역 주변에선 양화어린이공원과 삼산아파트가 각각 120t, 180t 규모의 비상급수시설이었다.
방독면도 필수 장비다. 삼공물산·산청 등의 업체에서 생산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5만~2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방독면이 없는 상황에서 화생방 상황을 맞는다면 손수건·비닐봉지·우의 등을 임시로 사용할 수 있다. 손수건을 물에 적셔 코와 입을 막거나 비닐봉지를 뒤집어쓴 상태에서 허리 부분을 묶으면 임시방편으로 쓸 수 있다. 우산과 비닐로 된 우의·외투는 화생방 상황에서 낙진 피해를 막는 데 유용하다.
취사를 위해 휴대용 가스레인지·코펠·부탄가스(15개)도 필요하다. 두꺼운 옷(한 벌)·튼튼한 신발(한 켤레)·이불은 방한용이다. 정부는 휴대용 전등, 양초, 성냥, 라디오(건전지 포함)도 비상 대비 물품으로 소개한다.
소방방재청 예방총괄과는 "가족과 헤어졌을 때 만날 장소도 미리 정해놓아라"고 했다. 그리고 보험증서·계약서·여권 등 중요 서류도 가방 하나에 담아놓으라는 조언도 했다.
직장에서 근무 중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직장 민방위대의 지시에 따라 지정 대피소로 피하면 된다. 대피할 때는 지하에 갇히는 상황을 대비해 휴대전화나 파이프를 두드려 소리를 낼 수 있는 물건 정도만 챙겨 신속하게 이동해야 한다.
집도 직장도 아닌 길거리에서 비상상황을 맞았을 경우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기자는 소방방재청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재난알리미'의 도움을 받았다. 앱 마켓에서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다. 작동하면, 지리정보시스템(GIS)을 이용해 현재 있는 곳 주변의 대피시설을 알려준다. 기자의 직장에서 가까운 서울 중구 정동 덕수초등학교에서 검색해 보니 반경 500m 이내에서 9곳의 대피소가 떴다. 전국엔 총 2만5724개의 비상대피소가 있다. 그중 3919개가 서울에 있다.
대피소가 멀리 있거나 안내 요원이 없어 위치를 모를 때는 인근 지하철역, 다층건물의 지하층, 관공서의 지하시설, 지하보도 등으로 들어가야 한다. 대피할 때는 건물에 바짝 붙지 않아야 유리 파편 등이 떨어져 다치는 것을 막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