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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을 홀로 살아 간데도
고려 속요
서경별곡(西京別曲)
大同江 너븐디 몰라셔
배내여 노한다 샤공아
네가시 럼난디 몰라셔
녈배예 연즌다 샤공아
대동강이 얼마나 넓은지 몰라서
배를 꺼내 놓았느냐. 이 사공아!
네 마누라 간수나 잘하지,
왜 애꿎은 우리 님을
가는 배에 얹었느냐. 이 사공아!
그녀는 야속한 님을 향해
직접 원망을 퍼붓지는 못하고,
공연히 사공에게 심술을 부려 볼 따름이다.
그러나 그 숨김 없는 감정의 표현은
얼마나 진솔하고 핍진한가.
大同江 건넌편 고즐여
배타들면 것고리이다 나난
끝에 가서 여인은
가슴 속에 담아둔일말의 불안감을 마침내 드러내고 만다.
그 뜻이 님이 나를 떠나 배를 타고
강 건너에 들어가기만 하면
강 건너에 있는 꽃,
즉 다른 여인을 꺾을 것이라는 지레 짐작이고 보면,
당시 강가의 여인들이 얼마나
속고 속이는 사랑 놀음에 익숙해져 있는지를
알 수 있을 법 하다.
그러고 보면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오늘날의 푸념은,
기다리는 여인의 마음과 무정한 남정네의 마음이
고금에 다를 바 없음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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