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정치.사회/관심 세상史

'역사'와 '현실' 사이

淸山에 2012. 9. 20. 16:31

 

 

 

 

 


'역사'와 '현실' 사이

 

설사 부모가 잘못이 있어도 아들·딸은 그런 부모를 감싸는 것이 인륜·도덕인 것은 동서고금에 한결같은 원칙입니다.

김동길    

 


 어제가 없는 오늘은 없습니다. 따라서 ‘오늘’ ‘어제’를 이야기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현실의 아들‧딸이 오늘 해야 할 일, 또는 내일 해야 할 일은 완전히 도외시하고 어제 일, 또는 과거의 잘못을 들추어내기에 여념이 없다면 우리들의 현실을 어떻게 될 것입니까.


정치는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며 현실에 충실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랑케라는 저명한 역사가는 “무슨 일이 정녕 일어났는가”를 알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역사가의 사명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

 

과거는 역사가의 영역입니다. 그리고 현실은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영역이고 정치는 우리들의 현실을 조금이라도 편하게 하기 위해 있는 것입니다. 6.25, 4.19, 5.16, 민청학련사건, 인혁당사건 등은 이제 역사가의 영역입니다. “5.16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또는 “인혁당 사건을 어떻게 보십니까?” 등등의 질문을 특정한 후보에게 묻고 따지는 것은 사리에 어긋난 일이라고 나는 믿습니다.

 

설사 부모가 잘못이 있어도 아들·딸은 그런 부모를 감싸는 것이 인륜·도덕인 것은 동서고금에 한결같은 원칙입니다. 연좌제가 아직도 살아있습니까. 과거지사에 대하여 누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는가를 따지는 것은 역사가의 몫이지 결코 대통령 후보들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