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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들어가는 美… 지구촌 2차 식량대란 오나

淸山에 2012. 7. 21. 07:24

 

 

 

 

 

타들어가는 美… 지구촌 2차 식량대란 오나

<세계일보>

 

 

세계 옥수수 수출 50% 담당
29개주 50년만에 최악 가뭄
대두값 사상 최고… 밀 50%↑


세계 최대 곡물수출국인 미국이 50여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으면서 식량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국제 곡물값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가뭄이 10월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에 국제곡물시장에는 투기세력까지 판칠 조짐이다. ‘2차 식량위기’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계속 치솟는 곡물 가격

미국 옥수수와 대두 선물가격은 2007, 2008년 1차 식량위기 수준을 넘어 19일(현지시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옥수수 9월 인도분은 장중 부셸당 8.16달러, 대두 8월물 가격은 장중 17.43달러로 치솟았다. 밀 가격은 지난 5주 동안 50% 넘게 폭등했다.

 

미국은 전 세계 옥수수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담당하는 세계 최대 곡물 수출국이다. 미 곡물가 상승으로 영국에서 지난달 옥수수 값이 51%나 뛰었고 밀과 대두는 각각 40%, 20% 급등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폭동을 촉발했던 5년 전과 같은 식량위기의 악몽이 재연될까봐 불안해하는 목소리가 높다. 당시 10억명 이상이 굶주림을 겪으며 방글라데시, 아이티 등 30여개 저소득 국가에서 소요가 일어났다.

 

현재는 그때와 달리 투기 없이 작황 악화에 따른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데이비드 넬슨 라보뱅크 글로벌 전략가는 “지금은 2008년 곡물 상품시장에 투기적 요소가 섞였던 것과는 다르다”고 전했다. 반대로 투기가 가세할 경우 더욱 심각한 식량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얘기다.

 

 

◆50여년 만의 가뭄과 이상기후

 

이번 곡물가격 상승은 미국에 몰아닥친 1956년 이후 최악의 가뭄 때문이다. 유례없는 이상 고온이 거듭되면서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가뭄이 10월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NOAA는 올해 상반기가 사상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미 주요 곡물 산지를 포함한 29개주가 가뭄 피해를 입었다.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달은 네 번째로 더웠으며 특히 육지 기온은 사상 최고였다고 NOAA는 덧붙였다.

 

이상기후 현상도 가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상태인 라니냐가 연초에 끝나고 반대로 수온이 평년보다 0.5도 이상 상승하는 엘니뇨가 일찍 발달했다. 기상학자들은 미 옥수수, 콩 재배지역의 절반 이상에 앞으로 2주 동안 비가 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오하이오주의 농부 스캇 메츠거는 “농사를 지은 이후 가장 힘든 해”라며 “앞으로 비가 온다고 해도 옥수수 농사는 이미 끝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소연했다.

 

곡물 작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자 미국 농무부는 내년까지 옥수수 수확량 예측치를 12% 줄이고 재고량 예측치도 37%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중개업자들은 옥수수 수확량이 이보다 8∼15% 더 줄 것으로 예상했다. 조제 그라지아누 다 시우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사무총장은 파이낸셜 타임스에 “소득의 최대 75%를 식량 구입에 지출하는 극빈층에 미칠 충격을 감안할 때 최근의 식량값 폭등을 분명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곡물 작황이 더 나빠지면 올해 안에 국제회의를 소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