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통령 경선과정에서 박근혜 후보가 先親(선친) 박정희 대통령의 5ㆍ16혁명과 維新(유신)으로 인해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다수의 네티즌들은 “박 대통령이 5ㆍ16으로 헌정을 중단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의 딸이 아버지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天倫(천륜)에 어긋난다”는 요지의 주장을 펼쳤다.
그들의 말처럼 자식이 부모의 과거사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은 天倫을 져버리는 짓이다. 적어도 자식만큼은 그래서는 안 된다. 자식이 비판하도록 타인이 강요ㆍ유도하는 짓은 참으로 잔인하다. 이는 북괴의 人民재판에서나 있을 법한 일이다.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이인제 후보는 노무현의 장인 권오석이 左翼(좌익)이었고 양민학살에도 가담했었다고 폭로한 바 있다. 이에 노무현은 “장인의 좌익활동은 사실이고 그것이 잘못된 일이긴 하나 그렇다고 제가 제 아내를 버려야 합니까”라며 반격했었다. 그 당시 노무현 지지자들은 李 후보의 이 같은 ‘장인 前歷(전력) 들추기’가 가혹하다고 비난했었다. 장인의 죄는 장인의 죄였기 때문에 연좌제를 통해 노무현을 공격하는 것은 호응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노무현의 장인과 박정희는 차원이 다르다. 노무현의 장인은, 따지고 보면 反대한민국 세력의 일원이었다. 박정희는 비록 쿠데타로 헌정을 중단시켰지만, 대한민국의 발전에 지대한 공을 세웠으며, 死後에도 절대적인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박정희의 5ㆍ16혁명은 국민적 지지를 바탕에 깔고 있었다. 趙甲濟(조갑제) 기자가 소개한 미국인 진K 로버츠슨 씨(한국명: 서진규)의 석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5ㆍ16은 당시 서울시민 60%이상이 지지했다’고 전한다(1991년 여론조사 실시, 40대 이상 467명 대상). 또 ‘박정희의 독재통치가 한국의 발전에 어떤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69%가 ‘매우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답했다. 국제정치학계의 元老인 정희채 박사는 “박정희의 개발독재시기는 민주화를 위한 기반 조성기였으며 박정희의 산업화가 성공을 거둠으로써 민주화가 뿌리를 내리고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의 政敵(정적)이었던 DJ도 “국민에게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심어 주고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 박 대통령을 국민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었다. DJ는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위해 200억원 가량의 國庫(국고)지원도 했다.
노무현은 左翼 전력의 장인에 대한 비판을 거부했는데 박근혜에게 先親의 업적을 부정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균형에 맞지 않는다(특히 ‘사람이 먼저’라는 슬로건을 내건 문재인만큼은 그럴 자격이 없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아홉 분 가운데 지금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계속 유지하는 대통령은 박정희 뿐이다. 아무리 특정 대통령의 묘지를 성역화하고, 컨벤션센터에 특정 대통령의 이름을 갖다 붙여도 국민여론만큼은 조작할 수 없다.
대한민국 헌법 제13조 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한다”고 明示(명시)하고 있다. 부모의 잘못을 자식들에게 덮어 씌운다면 빨치산의 자식, 친일파의 후손 정치인들은 전부 금뱃지를 내려놔야 한다. 자기 편리한대로 연좌제를 이용, 특정인을 공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국민 화합과 통합의 정신에도 어긋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