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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동류 물길 따라 가는 길 ―거창 월성계곡

淸山에 2012. 6. 15. 05:03

 

 

 

 

 

서류동류 물길 따라 가는 길 ―거창 월성계곡

뉴시스 
 

 

 


▲ 남덕유산 아래 황점마을 골짜기 높고 낮은 산과 봉우리가 병풍처럼 마을을 에워싸고 있는 경남 거창군은 골짜기마다 울창한 숲을 이루고 그 골을 따라 이어지는 계곡에는 깊고 맑은 물이 햇살에 반짝이며 미려한 초여름 풍광을 자랑하고 있다.

 

옛날 선조들이 약초를 캐고 나무를 하러 다니며 자연스레 생겨난 오솔길을 따라 걷노라면 바람과 산새소리와 더불어 계곡을 휘감는 물소리가 청음을 자극한다.

 

거창은 '서류동류 물줄기'라는 말이 있다. 동쪽에서 뜬 해가 서쪽으로 질 때까지 종일 햇살을 받고 그 햇살을 받은 물속은 유산소 활동이 활발해 주변의 생태계까지 생육을 활발하게 만들어 좋은 물길로 예로부터 귀하게 여겨 왔다고 한다.

 

거창은 외부에서 유입되는 물줄기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형태를 갖춘 귀한 서류동류 물줄기를 간직하고 있다. 덕유산 삿갓샘에서 발원해 월성계곡을 만들고 원학동계곡을 휘돌아 거창읍을 가로 질러 황강을 따라 유유히 흐른다. 그리고 마지막 닿은 곳이 낙동강이니 샘솟는 곳이 서쪽이요 닿는 곳이 동쪽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서류동류 물줄기란 이름을 갖게 됐다.

 

귀한만큼이나 아름다운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덕유산 아래 황점마을에서 시작해 월성계곡을 누비는 트레킹으로 자연을 만끽하러 떠나보자.

 

 

◇황점

 

남덕유산 아래에 자리한 북상면의 끝자락인 황점마을은 소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옛날에 쇠를 녹여 만드는 대장간 같은 점포들이 많아 황점(黃店)이란 이름을 가진 이 마을은 곳곳에 쇠붙이를 녹일 때 끓어 넘치는 거품이 흘러내려 굳어버린 쇳덩어리 같은 돌덩어리를 볼 수 있다.

 

마을의 정자나무인 고욤나무는 덕유산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의 휴식처로 마을 사람들의 사랑방으로 녹음이 짙은 무성한 잎으로 햇빛막이가 되어준다.

 


◇사선대

 

남덕유산 삿갓샘에서 솟아나 마을 앞을 흐르는 물줄기를 따라 걷다보면 저 멀리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사선대이다.

네 덩어리 바위가 층을 이루고 있으며 그 옛날 맨 위의 넓은 바위에서 신선들이 바둑을 뒀다하여 사선대라고 불리고 있다. 사선대 아래 너럭바위에 앉아 맑은 물에 발을 담그고 사선담에 가득 고인 푸르른 솔향기 내음을 맡으며 자연과 하나가 되어본다.

 


◇분설담

 

 달빛 곱고 별빛 고운 마을이라는 뜻을 가진 월성마을을 지나 흐르는 물길은 월성계곡을 이루고 하늘 아래 댕강 매달린 듯한 장군바위는 삼국시대 신라 장군 이야기를 전해 주면서 산위에 우뚝 서 있다.

 

그 아래 산모퉁이를 돌면 거창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분설담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물이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히면서 흩어지는 모습이 마치 흩날리는 눈보라와도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인 분설담(濆雪潭)의 주변은 참으로 아름답다.

 

부서져 흩어지는 물이 와 닿은 너럭바위에는 ‘제2동’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으며 계곡 안쪽 산언덕은 마치 책을 포개어 놓은 듯한 모습이 채석장을 닮았다 하여 거창의 소금강으로 불리어 진다.

 

흐르는 물길을 따라 가다보면 너른 천변 언덕에 육모지붕에 자그마한 몸짓의 덕산정이 보인다. 덕산정 아래 흐르는 차고 시린 물줄기를 따라 계곡을 걷고 있노라면 신선이 내려와 둘러보았다는 커다란 바위가 오래된 소나무를 둘러쳐져 있는 강선대가 펼쳐진다.

 


◇강선대

 

하늘 아래 넓은 반석이 무리를 이루고 있으며 그 넓고 하얗게 빛나는 반석 위로 맑은 물이 흐르니 옛날 옛적 신선이 내려와 놀았다는 말이 그냥 전설로만 여겨지지는 않는다.

 

 굽이굽이 흐르는 물길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든다.

강선대 아래 너른 천변에는 조각이 아름답게 장식된 모암정이 있다. 은진 임씨 정자인 모암정의 천장에는 꽃병에 아름다운 꽃이 담긴 모습과 화려한 색깔의 용이 정자를 보호하고 있다.

 

길게 빼낸 처마를 받쳐주고 있는 활주의 초석에는 거북이, 다람쥐, 넝쿨 잎 등 아름다운 조각이 새겨져 있다.

모암정 주변은 향기로움이 가득하다. 각양각색의 허브가 각가지의 향기를 내뿜고 있는 민들레울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허브를 이용한 비누공예와 향기로운 초 만들기, 나뭇가지를 이용한 곤충 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음악이 흐르고 물소리가 들리고 불어오는 바람결에 허브 향을 맡으며 여행의 피로와 일상생활 속의 찌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리고 허브차 한잔으로 마음 속 가득히 향기를 담아가면 어떨까 싶다. 이번 트레킹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