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스아이 등장…北 첩보에 美 의존율 줄이나
피스아이 등장…北 첩보에 美 의존율 줄이나<세계일보>
하늘·바다서 입체합동작전 한반도 주변국 첩보전 치열
![](http://www.segye.com/content/image/2012/05/17/20120517022594_0.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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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한 마리까지 감시하는 그물망 감시체제가 구축되고 있다.
지난 16일 김해공항에서는 ‘하늘의 지휘통제소’로 불리는 공중조기경보통제기 ‘피스아이’(E-737)가 공군에 인도됐다. 도입분 4대 가운데 3번째 기체인데 이로써 공군은 1, 2호기와 더불어 한반도를 24시간 공중 감시할 수 있게 됐다. 해군의 3번째 이지스함인 류성룡함은 8월 운용시험을 마치고 해군에 인도돼 전력화 준비에 나선다. 이들 전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쯤이면 해상과 공중에서 군의 대북 도발 억지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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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첩보수집 미군과 경쟁한다
종전 한반도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징후 등 북한의 군사적 도발 상황을 가장 먼저 인지했던 장비는 미군이 보유한 KH-12 ‘키홀’(Key Hole) 첩보위성과 U-2 정찰기였다. 이에 따라 군 정보당국은 미군의 정보에 목말라 했다.
그러나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피스아이 도입으로 정보수집에서 미국과 대등한 국면으로 격상된 것이다.
한반도를 24시간 공중 감시하기 위해 투입되는 피스아이는 모두 3대다. 하루 8시간 정도 비행 가능한 피스아이 3대를 번갈아 작전에 투입하게 된다. 향후 나머지 1대까지 도입되면 4대 가운데 1대는 주기적으로 정비를 받게 된다.
피스아이는 1000개의 목표물을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로 최대 500여㎞ 떨어진 곳의 물체까지 포착할 수 있다. 군사분계선 인근에서 북한 전역을 커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야간에 임진강 하류를 저공으로 비행해 수도권으로 침투할 수 있는 북한의 AN-2기도 식별할 수 있다.
피스아이가 보유한 다양한 통신채널은 하늘에서 공군 F-15K, KF-16 전투기에 직접 영상·신호정보와 함께 공격 명령까지 하달, 수분 내에 속전속결식 작전이 가능하다. 특히 해군 이지스함인 세종대왕함과 율곡이이함, 류성룡함 등 3척의 이지스구축함과 함께 바다와 하늘에서 입체합동작전도 펼칠 수 있다.
군은 북의 웬만한 군사도발은 초전에 분쇄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공군 관계자는 17일 “피스아이가 수집한 정보는 실시간으로 공군 중앙방공통제소(MCRC)를 통해 각 군에 전파돼 위기 시 일사불란한 대응을 가능케 해 군전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중하다”면서 “전시 상황에서 지상 레이더가 파괴됐을 때는 적 항공기와 함정, 지상부대를 감시하고 아군을 통제하는 역할을 맡는다”
고 말했다.
◆뜨거워지는 동북아 정보전
피스아이는 날로 치열해지는 주변국의 첩보전에 대응할 수 있는 카드다. 현재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운용하는 국가는 40여개국으로 이 가운데 호주는 우리와 같은 기종 E-737 6대를 도입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이스라엘제 조기경보기 도입을 추진하다 미국의 반대로 무산되자 러시아제 IL-76 수송기에 레이더를 장착한 ‘콩징’(空警·하늘을 경계한다는 뜻) 2000 조기경보기를 개발해 5대를 배치했다.
일본은 1987년부터 E-2 호크아이 조기경보기(AEW)를 운용했고, 1998년 최신형 조기경보통제기 E-767 4대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AEW는 적의 항공기나 미사일을 탐지해 지휘부에 정보만을 알려준다. 반면 조기경보통제기(AEW&C)는 이와 더불어 전투기에 지령을 내려 공중 지휘까지 할 수 있는 형태로 발전된 것이다.
피스아이는 1980년 합동전략목표 기획서에 조기경보기의 필요성이 제기된 이후 30여년이 지나 도입됐다. 11월 4호기 인도를 끝으로 약 1조8000억원을 들인 조기경보통제기 도입사업은 마무리된다. 공군은 피스아이 운용을 위해 2년 전부터 공군작전사령부 예하에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를 만들었다. 지난 3월 말 핵안보정상회의 기간 주일미군 조기경보통제기와 오전·오후 교대로 대북감시 작전에 투입, 첫선을 보였던 피스아이는 이제 본격적인 비상을 목전에 두고 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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