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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살 大王 금강송, 프랑스로 행차하다

淸山에 2012. 5. 11. 08:39

 

 

 

 

 

1000살 大王 금강송, 프랑스로 행차하다

대구=박원수 기자
이메일wspark@chosun.com

 

 

 

소나무 사진작가 장국현씨, 파리서 울진 금강송 사진전
"울진의 금강송 군락은 한국뿐 아닌 지구의 자산
온난화로 사라질 위기, 기록 남겨 세계에 알려야"


 


 울진 금강송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서‘한국의 울진 금강송’을 주제로 사진전을 여는

사진작가 장국현씨. /장국현씨 제공

 

 

"소나무, 그중에서도 경북 울진의 금강송(金剛松)은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인류의 자연유산입니다. 세계인들에게 울진 금강송의 아름다움과 기상을 보여주려 합니다."

'소나무' 사진작가 장국현(70)씨가 오는 16일부터 30일까지 프랑스 파리 시청 국제미술관에서 '한국의 울진 금강송'을 주제로 사진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울진 금강송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시키기 위한 홍보활동의 일환으로, 경상북도와 울진군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산림청·조선일보가 후원하고 있다. 파리에는 유네스코 본부가 있다.

이번 사진전에서는 울진 금강송 사진 36점이 전시된다. 이 중 4점은 4폭 병풍 형태다.

울진군 서면 소광리에는 한국 최고의 금강송 군락지가 있다. 이곳 1600여㏊ 숲에는 수령 200년 이상 된 노송(老松) 8만여 그루를 포함해 1284만여 그루의 금강송이 장관을 이룬다.

그러나 장국현씨가 촬영한 사진들은 군락지에 있는 금강송들이 아니라 해발 500m 이상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날것'이다.

약사 출신으로 40여년간 사진작가로 활동해 온 그는 금강송에 매혹돼 6년 전 거주지를 경북 청도에서 아예 울진으로 옮겨 일년의 절반은 이곳에서 지낸다.

"조선시대 왕실에서 필요한 재목으로 사용됐고, 지금도 문화재 복원 때 사용되는 금강송이 인류의 소중한 유산인데도 자칫하면 지구온난화로 사라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그는 금강송을 기록으로 남겨 둬야 한다는 절박감에 금강송 촬영에 매달렸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한국의 울진 금강송’사진전에 출품되는‘대왕금강송’사진. 수령 1000년 이상의 한국

최고령 소나무다. /장국현씨 제공

 

하지만 고산 지대에 자생하는 금강송을 촬영하는 일은 녹록지 않았다. 린호프 대형 필름카메라를 쓰기 때문에 카메라 세트 무게만도 20㎏ 정도. 식량을 비롯한 야영 장비까지 챙기면 배낭 무게는 장정이 메기에도 부담스럽다. 더구나 등산로도 없고 인적이 미치지 않은 소광리 일대 산을 헤집으며 고산지대 금강송을 찾는 일은 말할 것도 없다.

"일년 내내 초록색 잎을 자랑하는 것은 금강송밖에 없어요. 유난히 붉고 6각형인 껍질이 거북 등처럼 생긴 것도 금강송의 특징입니다."

폭설과 강풍으로 키는 10m 남짓하고 가지는 상처투성이지만 범상치 않은 기상은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금강송만의 특징이라고도 한다. 지금까지 발견한 수령 500년 이상의 금강송만 300여 그루다.

이 중 잊을 수 없는 나무는 2010년 해발 900m 원시림에서 발견한 수령 1000년 정도 되는 국내 최고령 금강송이다. 그는 이 나무에 '대왕 금강송'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작년 서울 조선일보 미술관과 대구·울진 등 세 곳에서 이들 금강송을 주제로 한 사진전을 열어 금강송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도 했다.

"한국의 금강송은 전 세계 어느 소나무보다도 소중한 자연유산입니다. 이번 파리 전시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매혹되리라 믿습니다."

그는 홍콩 국제사진전 최고상, 이탈리아 국제사진전 은상 등 국내외 여러 사진전에서 입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