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란 무엇인가?
화제는 문인들이 그림의 여백에 시나 좋은 글귀를 쓰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문인이면 누구나 글씨를 쓰고 그림을 그릴 줄 알아 그림을 그린 후에 흥이 나면 그림을 그린 뜻과 못다 표현한 것을 시로 지어 운치를 더했다. 그림을 그리고 꼭 화제를 써야 한다는 법칙은 없다.
좋은 그림을 그리고 화제를 잘못 써서 그림을 망친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예로부터 화제를 써야 한다는 것 때문에 서투른 글솜씨를 아무 구석에나 휘갈겨 명작을 망친 경우가 허다하다. 화제도 엄격히 말하면 그림 속에서 조형으로 존재하는 것이니, 꼭 좋은 시구가 절대적일 수는 없다.
화제는 그림을 보조하는 역할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을 알아야 한다. 화제는 작은 글씨로 행서나 초서로 많이 썼고, 근대의 명가들은 전서, 해서로 쓰기도 하였다.
특히 사군자 같은 그림은 여백을 많이 남기기 때문에 화제를 많이 쓴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볼 때 묵화를 많이 그린 원나라 때 그림에는 화제가 거의 없고 있다 해도 몇 자 정도였다. 그림이 주가 되는 것이고 글씨는 다만 작가의 성명 정도였다.
화제를 꼭 써야 할 때는 그림의 구도나 균형을 생각하여 심사숙고한 후에 그림과 어울리게 써야 하고 나중에 낙관을 할 공간까지 생각해서 너무 크지 않게 알맞게 몇 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