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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끝’ 내몰린 알아사드…카다피 전철 밟나

淸山에 2012. 7. 21. 07:19

 

 

 

 

 

‘벼랑끝’ 내몰린 알아사드…카다피 전철 밟나

<세계일보>

 

 

 시민군, 국경·경찰본부 점령
알아사드 국영 TV 출연했지만
방송 신빙성 떨어져 의문 증폭
美 “무기 지원 등 모든 옵션 검토”


시리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방위에 급급한 틈을 타 시민군이 국경 지역을 장악했다. 도심의 경찰본부도 시민군 손에 넘어갔다. 정부군은 20일(현지시간) ‘수도 사수’를 위한 총공세를 펼쳤다.

 

◆기세 오른 시민군… 끝까지 버티는 정부군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자유시리아군 등 시민군은 시리아와 터키·이라크 국경의 주요 관문을 점령했다. 전날 수차례 시도 끝에 홈스 북쪽의 바브 알 하와를 차지했다. 이곳은 시리아·터키 간 중요 교역창구다. 시민군은 시리아 북부 알레포주의 아자즈와 자라블루스도 ‘해방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라크 국경 검문소가 있는 아부 카말도 시민군 수중에 떨어졌다. 아드난 알아사디 이라크 내무차관은 AFP에 “양국 사이의 국경초소 전부를 시민군이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민군은 다마스쿠스 중심부 카나와트로 통하는 주요 도로 두 군데를 봉쇄한 채 경찰본부를 공격해 빼앗았다.

 

지난 18일 폭탄 공격을 받아 크게 다친 히삼 베크티아르 정보국장은 이날 사망했다. 그는 바샤르 알아사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다. 벼랑 끝에 몰린 정부군은 총반격에 나섰다. 이날 다마스쿠스에 군사력을 집중해 행정구역인 메제흐, 미단을 탈환했다. 시민군은 “전략적인 후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유혈 충돌을 피해 레바논으로 탈출한 시리아인은 지난 48시간 3만명을 기록했다.

 

◆알아사드는 진짜 건재한가

 

시리아 사태가 중대 국면을 맞으면서 알아사드의 신변 상태와 행방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도피·부상·사망설이 나돌자 시리아 국영 TV는 전날 알아사드가 새 국방장관으로 보이는 인물에게 임명장을 수여하는 모습을 방영했다. 하지만 촬영 시간, 장소가 불분명하고 음성도 없어 의문은 여전하다.

 

이런 면에서 알아사드가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카다피는 지난해 6월 상황이 크게 불리해지자 종적을 감췄다. 그렇게 두 달 잠적했던 그는 시민군이 수도 트리폴리를 대부분 장악하자 국영방송으로 음성을 내보냈다. 하지만 그의 ‘건재함’을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카다피는 그해 10월 고향 시르테에서 시민군에 잡혀 사살됐다. 이날 알아사드가 자진사퇴에 동의했다고 프랑스 주재 러시아 대사가 밝혔으나 시라아 정부군은 부인했다.

 

◆해결방안 두고 온도차 여전한 국제사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시리아 제재 결의안이 중국과 러시아 반대로 세 번째 무산된 다음날인 20일 유엔 안보리는 20일 시리아에 파견된 유엔 감시단의 활동 기간을 30일간 연장하기로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유엔 감시단 300여명은 시리아 유혈사태 종식을 위해 코피 아난 유엔·아랍연맹 특사가 지난 4월 제시한 휴전 중재안이 실행되는지 감시하고자 비무장 상태로 시리아에 파견된 상태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유엔 안보리 테두리 밖에서 우리 전략을 수행할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폭력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간 시리아 반군에 대한 통신장비 등 인도적 지원만 언급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무기를 지원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결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무력 개입을 통한 제재안 반대를 재확인했다.

 

이진경·윤지로 기자, 워싱턴=박희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