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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D-21] 英,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런던 시내 미사일 배치

淸山에 2012. 7. 6. 16:57

 

 

 

 

 

[올림픽 D-21] 英, 2차대전 이후 처음으로 런던 시내 미사일 배치
손장훈 기자
이메일lustfor@chosun.com

 

 

육·해·공군 총동원, 테러와의 전쟁… 런던 비상 경계 태세
하늘에는 조기경보기 템스강엔 군함 항시 대기, 보안 관련 인력 4만명 투입
선수·코칭 스태프 4배 규모, FBI 1000명도 지원 나서… 물병 갖고 경기장 못 들어가
 런던이 '안전 올림픽'을 보장하기 위해 준 전시상태 수준의 비상 경계 태세에 들어간다.

 

 

 

영국 국방부는 육·해·공군을 총동원한 런던올림픽 보안 계획을 4일 발표했다. 필립 해먼드 국방장관은 "테러 없는 올림픽을 만들기 위해 강력한 억지책(powerful deterrent)을 준비했다"면서 "영국 국민과 올림픽 참가자들의 안전을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영국은 런던 동부의 올림픽 파크 인근 주택 옥상을 비롯한 요지 6곳에 사거리 8㎞에 이르는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 런던에 미사일이 등장하는 것이다. 올림픽 보안군 대변인 브라이언 페이 중령은 "위험한 비행체가 접근하면 즉시 미사일로 격추하겠다"고 밝혔다.

 

템스강에는 헬리콥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군함이 대기한다. 폭탄 테러나 인질극 등이 벌어지면 곧바로 해병이 출동한다. 런던 서북쪽 노솔트 공군기지에선 전투기가 언제라도 출격할 준비를 한다. 2001년 9·11 테러 이후의 경계 태세를 방불케 한다.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전장(戰場)에서 적의 동향을 파악하던 조기경보기도 런던 상공을 정찰 비행한다.

 

올림픽 같은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는 종종 테러조직의 표적이 된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선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이 이스라엘 선수단 숙소에 침입해 인질극을 벌인 끝에 선수와 코치 등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영국이 2005년 7월 런던올림픽 유치를 확정한 다음 날엔 런던 도심에서 연쇄 폭탄 테러가 벌어졌다. 56명이 사망한 참사였다. 올해 5월엔 청산가리가 섞인 핸드크림을 이용해 테러를 계획하던 테러 용의자 6명이 잡히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이번 올림픽 보안 예산으로 5억5300만파운드(약 9700억원)를 책정했다. 군 병력뿐 아니라 1만2000명의 경찰과 1만3000명의 사설 경비요원 등도 올림픽 기간에 경기장 주변 경비를 맡는다. 보안 관련 인력은 4만명에 달한다. 역대 올림픽 사상 최대 규모이다.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코칭 스태프 1만2000명의 세 배가 넘는 숫자다.

 

각종 첨단기술이 적용된 대테러 장비도 선을 보인다. 선수단과 중요 인물이 타는 차량엔 원격 제어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차량 폭탄 테러를 노리는 테러리스트에게 차를 뺏기더라도 운행을 막을 수 있다. 영국은 미군이 이라크에서 시위대 진압용으로 쓰던 '음향 대포'도 준비했다. 좁은 구역에 크고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장비다. 2.5㎑의 고음을 최대 152데시벨(㏈)까지 낸다. 이 소리를 들으면 청력에 손상을 입을 정도로 고통스럽다.

 

테러 첩보 확보에도 힘을 쏟는다. 테러 용의자의 얼굴을 식별하고, 의심스러운 행동을 모니터할 수 있는 특수 카메라를 경기장에 설치한다. MI5(영국 정보기관) 소속 요원 4000명과 FBI(미 연방수사국) 요원 1000명이 합동으로 테러 방지에 나선다.

 

보안 검색도 한층 강화한다. 경기를 관람하려는 사람들은 물병을 들고 경기장에 입장할 수 없다. 액체폭탄의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다. 경기장뿐만 아니라 올림픽공원에 들어가려고 해도 검색대를 통과해야 한다. 차량과 운전자를 사전에 등록하지 않으면 차를 가지고 올림픽공원에 들어갈 수 없다.